커튼으로 외풍이 잡히나요

잡힙니다. 다만 바람을 막는 방식이 아니라, 찬 공기의 흐름을 끊는 방식입니다.

이 차이를 알면 왜 어떤 집은 커튼을 달고 확 달라지는데 어떤 집은 그대로인지가 설명됩니다. 아래에서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겨울에 창가만 유독 추운 이유

외풍이라고 하면 대부분 틈새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을 떠올리십니다. 그래서 문풍지를 붙이고 실리콘을 쏘시죠.

그런데 그렇게 다 막았는데도 창가에 서면 여전히 서늘합니다. 실측을 나가면 이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듣습니다.

진짜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콜드 드래프트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1. 바깥이 추워지면 유리가 차가워집니다.
  2. 차가운 유리에 실내 공기가 닿으면 그 공기가 식습니다.
  3. 식은 공기는 무거워져서 아래로 흘러내립니다.
  4. 바닥을 타고 방 안쪽으로 퍼집니다.

그래서 발끝부터 시린 겁니다. 바람이 들어온 게 아니라 집 안의 공기가 창가에서 식어서 내려온 것입니다.

틈을 아무리 막아도 유리가 차가운 이상 이 현상은 계속됩니다. 막아야 할 것은 틈이 아니라 흐름입니다.

Point

창가가 추운 것은 바람이 들어와서가 아니라, 집 안 공기가 유리에서 식어 바닥으로 흘러내리기 때문입니다. 커튼은 그 흐름을 유리 앞에 가둬 방 안쪽으로 퍼지지 못하게 합니다.

해법 비교 — 무엇이 얼마나 막아주나

같은 "단열"이라도 제품마다 원리가 다릅니다. 겨울 외풍 대책으로는 창에 얼마나 밀착하는가가 성능을 좌우합니다.

제품단열 방식외풍 대책으로는
허니콤 셰이드벌집 구조 공기층이 열 이동 자체를 차단가장 강함
속커튼 + 겉커튼 이중두 겹 사이에 공기층이 생김강함 · 거실에 적합
암막커튼 (두꺼운 원단)원단 자체가 찬 공기 흐름을 끊음강함 · 침실에 적합
롤스크린한 겹이고 창과 틈이 남음보조용
우드 · 알루미늄 블라인드슬랫 사이로 공기가 통함부적합

허니콤 셰이드 — 원단 안에 공기를 품는다

단면이 벌집 모양이라 그 안에 공기층이 들어 있습니다. 공기는 열을 잘 전달하지 않기 때문에 이 층이 그대로 단열재가 됩니다.

여름에는 바깥 열기를, 겨울에는 실내 온기를 지킵니다. 사계절 일하는 제품이라 계절마다 바꿔 달 수 없다면 실속 있는 선택입니다.

이중 커튼 — 두 겹 사이의 공기

속커튼과 겉커튼을 겹쳐 달면 그 사이에 공기층이 하나 생깁니다. 허니콤과 같은 원리를 커튼으로 만든 셈입니다.

거실처럼 낮에는 빛이 필요하고 밤에는 온기를 지켜야 하는 공간에 잘 맞습니다. 낮에는 속커튼만, 해가 지면 겉커튼까지 닫으면 됩니다.

블라인드는 왜 약한가

우드나 알루미늄 블라인드는 슬랫을 닫아도 사이사이로 공기가 통합니다. 창과 제품 사이 간격도 커튼보다 큽니다.

디자인으로는 좋은 선택이지만 외풍 대책으로 기대하시면 실망하십니다. 단열이 목적이라면 커튼이나 허니콤 쪽을 보셔야 합니다.

외풍 잡는 커튼의 조건 세 가지

같은 원단으로 만들어도 이 세 가지가 갖춰졌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1. 폭 — 창보다 넉넉하게

커튼이 창 크기에 딱 맞으면 양옆으로 찬 공기가 돌아 나옵니다. 창 좌우로 넉넉히 덮이도록 제작해야 옆이 막힙니다.

2. 기장 — 바닥까지

여름 글에서는 집에서 바닥에서 1cm 정도 띄우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청소가 편하고 밑단도 덜 상하니까요.

그런데 외풍이 목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찬 공기는 아래로 흘러내리기 때문에, 커튼 밑이 떠 있으면 그 틈으로 그대로 빠져나옵니다. 겨울을 나는 게 우선인 방은 바닥에 닿는 기장이 유리합니다.

3. 상부 — 위를 막아야 한다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고,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커튼 위쪽이 뚫려 있으면 커튼과 유리 사이가 굴뚝처럼 됩니다. 데워진 공기는 위로 빠지고, 그 자리를 채우려고 방 공기가 계속 빨려 들어갑니다. 공기가 순환하니 아무리 두꺼운 원단을 써도 효과가 절반으로 떨어집니다.

커튼박스가 있는 집이라면 그 안에 넣어 위를 막으면 됩니다. 없다면 레일 위쪽을 가리는 방식으로 시공합니다. 실측 때 이 부분을 가장 먼저 봅니다.

창 종류별 처방전

발코니를 확장한 거실

확장 전에는 발코니가 완충 공간이었습니다. 바깥 찬 공기와 거실 사이에 빈 공간이 한 겹 있었던 거죠.

확장하면서 그 겹이 사라지고 유리창이 곧바로 거실 벽이 됐습니다. 게다가 통창이라 차가워지는 유리 면적도 넓습니다. 흘러내리는 찬 공기의 양이 그만큼 많아집니다.

이런 거실은 세 가지를 다 갖춰야 합니다. 바닥에 닿는 기장, 넉넉한 폭, 그리고 커튼박스로 위 막기. 여기에 속커튼과 겉커튼 이중 구성이면 더 좋습니다.

오래된 새시 · 단창

유리가 한 겹이면 바깥 온도가 거의 그대로 전달됩니다. 새시 교체가 답이지만 공사가 커집니다.

이럴 때 허니콤 셰이드가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창에 밀착시켜 시공하면 유리와 실내 사이에 공기층을 한 겹 만들어 주는 셈입니다.

북향 방 · 침실

해가 들지 않아 낮에도 유리가 데워지지 않는 방입니다. 하루 종일 찬 공기가 흘러내립니다.

침실이라면 두꺼운 암막커튼이 답입니다. 빛을 막는 원단은 대체로 밀도가 높아 단열에도 유리합니다. 잠자리가 창가에 가까울수록 차이를 크게 느끼십니다.

아이 방

아이는 바닥에서 노는 시간이 깁니다. 찬 공기가 모이는 곳이 정확히 그 높이입니다.

바닥까지 닿는 기장으로 시공하시고, 줄 없는 안전 사양을 함께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Tip

겨울에는 여름과 반대로 씁니다. 해가 드는 낮에는 커튼을 열어 햇볕을 최대한 들이고, 해가 지면 바로 닫으세요. 낮에 유리를 통해 들어온 열을 밤에 가두는 방식입니다. 전동 커튼이라면 일몰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닫히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커튼만 쳐도 정말 따뜻해지나요?

바람을 막는 게 아니라 찬 공기의 흐름을 끊는 방식으로 효과가 납니다. 창틀 틈을 다 막았는데도 발끝이 시렸던 집에서 특히 체감 차이가 큽니다.

Q. 두꺼운 커튼이면 다 단열이 되나요?

두께보다 폭·기장·상부 마감이 중요합니다. 특히 커튼 위쪽이 뚫려 있으면 공기가 계속 순환해서 원단이 아무리 두꺼워도 효과가 절반으로 떨어집니다.

Q. 뽁뽁이(에어캡)와 같이 써도 되나요?

됩니다. 원리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겹쳐 쓰면 효과도 겹칩니다. 에어캡은 유리 자체의 열 전달을 줄이고, 커튼은 흘러내리는 공기를 막습니다. 다만 에어캡은 시야를 가리므로, 미관까지 생각하시면 허니콤 셰이드가 같은 역할을 대신합니다.

Q. 허니콤이 좋다는데 단점은 없나요?

커튼 같은 드레이프감이나 원단의 분위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기능은 확실하지만 인테리어 요소로서의 존재감은 약합니다. 그래서 거실은 커튼, 외풍이 심한 방은 허니콤처럼 나눠 시공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Q. 겨울 커튼은 언제 맞추는 게 좋나요?

10월 안에 상담을 잡으시길 권합니다. 맞춤 제작이라 실측 후 제작·시공까지 보통 5~10일이 걸리는데, 추워지고 나서 문의가 몰리면 일정이 밀려 정작 한겨울에 못 쓰시는 경우가 생깁니다.

마무리하며

외풍은 틈의 문제가 아니라 흐름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문풍지로 안 되던 것이 커튼으로 되기도 하고, 비싼 원단을 쓰고도 위가 뚫려 있어서 그대로이기도 합니다.

댁의 창이 어느 경우인지는 직접 봐야 압니다. 실측 나가면 창 종류와 커튼박스 유무부터 확인해 드리고, 그 자리에서 어떤 구성이 맞는지 말씀드립니다.